한국과 인도네시아 철강·항만 도시, 포스코 통해 만났다
2014년 광양과 첫 국제협약 연수 등 교류
포스코와 합작 연간 300만톤 규모 철강 생산
광양 산업지구 계획·항만운영 사례 적용 의욕
무등일보, Nov. 6, 2018 (찔레곤)
지난 17일, 자카르타에서 차로 1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자바섬 서쪽 끝 연안도시 찔레곤의 첫인상은 도로를 가득 메운 컨테이너 화물차들이었다. 자카르타와 찔레곤을 연결하는 110㎞ 길이의 자카르타-머락 고속도로는 새벽 4시 반부터 각종 화물차량들로 붐볐다. 이들 대부분은 찔레곤시 머락항에서 화물선을 타고 순다해협을 건너서 수마트라섬으로 향하는 물류차량들이다.
도심에 진입하면 발견할 수 있는 또 다른 특징은 거리명으로 자주 등장하는 '크라카타우(Krakatau)'다.
크라카타우는 순다해협에 위치한 화산섬으로 1883년 8월26일 대폭발했다. 화산에서 뿜어져 나온 화산재와 이산화황이 대기를 덮으면서 13일간 전 지구 일조량이 급감했다. 이로 인해 3만여 명이 사망했고, 폭발 후 5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이 최대 1.2도 내려간 것으로 기록된 지구과학 역사의 현장이 크라카타우 섬이다.
이 화산섬의 이름을 딴 국영철강회사 '크라카타우 스틸'이 찔레곤시의 대표적인 경제·산업기반이다. 1999년 인도네시아 지방자치단체법이 도입되기 전, 중앙정부의 국가개발계획에 따라 전략 기반산업이 지역 경제를 규정한 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경우다. 2017년 기준 전체 찔레곤시 전체인구 42만5천103명이며, 지역내총생산(GRDP)은 약 5천869억 달러다.
찔레곤시에 제철공장이 처음 설립된 것은 1962년이다. 수카르노 초대 대통령(1945-1967) 시절 맺어진 인도네시아와 소련(USSR)간 경제 및 기술 분야 협력 기본 합의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1965년 일명 '9월 30일 운동(G30S, 1965년 군사 쿠데타)'의 혼란 때문에 공장 건설이 중단됐다. 버려지다시피 한 찔레곤 철강공장은 수카르노 대통령을 밀어내고 권력을 차지한 수하르또 2대 대통령(1968-1998)이 국영 크라카타우 철강(PT Krakatau Steel)을 세우면서 다시 살아났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정부(2004-2014) 말에는, 포스코와 크라카타우가 합작 회사(PT Krakatua-Posco)를 설립했다.
이후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찔레곤시에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생산하고 이를 가공해 각종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 일관제철소를 건설했다. 광양시와 찔레곤시의 인연은 이 때 시작됐다.
지난 2014년 9월25일, 광양시청은 인도네시아 찔레곤시와 우호 협력 관계를 맺었다고 발표했다. 당시 광양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포스코가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기업인 크라카타우스틸과 합작하여 찔레곤에 연간 300만 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면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했다.
에디 아리야디 찔레곤 시장 직무대행 겸 부시장 역시 광양시와의 인연은 "포스코에 의해 중개됐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찔레곤 시청에서 만난 아리야디 직무대행은 무등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찔레곤시가 해외도시와 맺은 우호협력 관계는 광양시가 최초이자 유일"하며 "포스코로 인해 철강도시로서 협력 관계가 시작됐지만 광양시의 산업지구 계획과 항만운영 성공사례를 배워 찔레곤시에 적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양 도시는 우호협력 관계를 맺은 후 지난 4년간 ▲찔레곤 공무원 2인의 광양시 방문 연수 6개월 ▲크라카타우-포스코 직원의 포항-광양 제철소 방문 연수 ▲광양국제교류도시 심포지엄 참가 등 인적 교류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달 국제교류도시 포럼 참석차 광양시를 방문한 에리야디 시장대행은 인터뷰 말미에 "광양시를 통해 아세안 지역의 주요 항만도시들과의 교류 기회도 넓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자유기고가
도심에 진입하면 발견할 수 있는 또 다른 특징은 거리명으로 자주 등장하는 '크라카타우(Krakatau)'다.
크라카타우는 순다해협에 위치한 화산섬으로 1883년 8월26일 대폭발했다. 화산에서 뿜어져 나온 화산재와 이산화황이 대기를 덮으면서 13일간 전 지구 일조량이 급감했다. 이로 인해 3만여 명이 사망했고, 폭발 후 5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이 최대 1.2도 내려간 것으로 기록된 지구과학 역사의 현장이 크라카타우 섬이다.
이 화산섬의 이름을 딴 국영철강회사 '크라카타우 스틸'이 찔레곤시의 대표적인 경제·산업기반이다. 1999년 인도네시아 지방자치단체법이 도입되기 전, 중앙정부의 국가개발계획에 따라 전략 기반산업이 지역 경제를 규정한 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경우다. 2017년 기준 전체 찔레곤시 전체인구 42만5천103명이며, 지역내총생산(GRDP)은 약 5천869억 달러다.
찔레곤시에 제철공장이 처음 설립된 것은 1962년이다. 수카르노 초대 대통령(1945-1967) 시절 맺어진 인도네시아와 소련(USSR)간 경제 및 기술 분야 협력 기본 합의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1965년 일명 '9월 30일 운동(G30S, 1965년 군사 쿠데타)'의 혼란 때문에 공장 건설이 중단됐다. 버려지다시피 한 찔레곤 철강공장은 수카르노 대통령을 밀어내고 권력을 차지한 수하르또 2대 대통령(1968-1998)이 국영 크라카타우 철강(PT Krakatau Steel)을 세우면서 다시 살아났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정부(2004-2014) 말에는, 포스코와 크라카타우가 합작 회사(PT Krakatua-Posco)를 설립했다.
이후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찔레곤시에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생산하고 이를 가공해 각종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 일관제철소를 건설했다. 광양시와 찔레곤시의 인연은 이 때 시작됐다.
지난 2014년 9월25일, 광양시청은 인도네시아 찔레곤시와 우호 협력 관계를 맺었다고 발표했다. 당시 광양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포스코가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기업인 크라카타우스틸과 합작하여 찔레곤에 연간 300만 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면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했다.
에디 아리야디 찔레곤 시장 직무대행 겸 부시장 역시 광양시와의 인연은 "포스코에 의해 중개됐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찔레곤 시청에서 만난 아리야디 직무대행은 무등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찔레곤시가 해외도시와 맺은 우호협력 관계는 광양시가 최초이자 유일"하며 "포스코로 인해 철강도시로서 협력 관계가 시작됐지만 광양시의 산업지구 계획과 항만운영 성공사례를 배워 찔레곤시에 적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양 도시는 우호협력 관계를 맺은 후 지난 4년간 ▲찔레곤 공무원 2인의 광양시 방문 연수 6개월 ▲크라카타우-포스코 직원의 포항-광양 제철소 방문 연수 ▲광양국제교류도시 심포지엄 참가 등 인적 교류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달 국제교류도시 포럼 참석차 광양시를 방문한 에리야디 시장대행은 인터뷰 말미에 "광양시를 통해 아세안 지역의 주요 항만도시들과의 교류 기회도 넓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자유기고가
"광양과 자매도시 되어 민간 문화교류도 꽃피길"
에디 아리야디 찔레곤시 부시장 일문일답
-광양시와 찔레곤시가 2014년에 우호교류 도시 협약을 맺게 된 배경은?
▲나는 당시 부시장이었다. 크라카타우-포스코 덕분에 가능했다. 두 도시 모두 포스코의 제철공장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었고, 포스코의 제안에 따라 양쪽 시청이 우호교류 양해각서를 체결하게 됐다.
-포항시에도 포스코 제철공장이 있는데 광양시와 교류관계를 맺게 된 이유는?
▲포스코 쪽에서 (도시간)협력을 강조하면서 항상 광양시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광양시와 자매도시가 되길 바란다. 단순한 협력관계가 아니라 자매도시가 되어 문화와 예술 교류도 있었으면 한다. 왜냐하면, 크라카타우 스틸과 포스코의 합작은 1-2년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장기 사업이기 때문이다. 한편, 포스코가 연간 철강 생산량을 현재의 300만 톤에서 600만 톤으로까지 늘릴 계획이다. 어쩌면 1천만 톤까지 증가할 지도 모른다.
-지난 4년간 양 도시는 어떻게 교류해왔는가?
▲찔레곤 공무원 2명이 광양시에 가서 6개월간 인턴처럼 일하다가 왔다. 당연히 크라카타우-포스코 직원들도 포항에서 6개월 교육을 받은 후 광양을 견학했다. 나도 얼마 전 광양시가 주최한 심포지엄에 참석해 찔레곤시의 관광 자원과 투자 기회에 대해 발표했다.
-광양시 방문에서 가장 인상깊은 점은 무엇인가?
▲대단히 평온하고 현대적인 도시라는 인상을 받았다. 찔레곤시와는 달리 교통망이 잘 발달해 있었다. 또, 여수시도 함께 방문했는데 여수시와 광양시가 각각 석유화학산업과 철강제조업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찔레곤시는 이 두 산업의 공장들이 한 도시에 뒤섞여 있다. 그래서 찔레곤 시민들 건강에 문제가 있다. 뇌혈류장벽(Blood Brain Barrier)이 영향을 받는 탓이다. 우리도 가령 찔레곤시는 철강, 안예르(찔레곤에서 남쪽으로 떨어진 연안도시)는 석유화학으로 분리돼야 한다고 본다.
-찔레곤시가 광양시와의 우호교류 관계에서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제철이나 투자 분야뿐만이 아니라 광양시와 교육, 보건, 교통, 항만관리 등 모든 분야를 함께 개발하고 싶다. 지난 달 광양국제교류도시 심포지엄에서 광양시가 발표한 여성-어린이 보건 프로그램을 접하고 이 부문까지 교류가 확장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광양시를 찾은 이유 중 하나는 광양시의 현대적인 항만 개발과 관리 방법을 눈으로 보기 위해서였다.
-광양시와 우호교류 관계에 나섰던 찔레곤 시장이 지금 자리를 비우고 있는 이유는?
▲(찔레곤 입주) 철강·화학 기업들의 찔레곤 축구 클럽 지원 기업의사회적책임(CSR) 프로그램과 관련한 사건이다. 시장이 축구클럽을 만들고 싶어 했지만 예산이 너무 적었다. 포스코는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 실은 포스코에도 포항 포스코 선수 한두명을 부탁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건 없다.
이슬기 자유기고가
*투바구스 이맘 아리야디 찔레곤 시장은 부패척결위원회의 조사를 받으면서 에디 아리야디 부시장(사진)이 시장 직무 대행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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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아리야디 찔레곤시 부시장 일문일답
-광양시와 찔레곤시가 2014년에 우호교류 도시 협약을 맺게 된 배경은?
▲나는 당시 부시장이었다. 크라카타우-포스코 덕분에 가능했다. 두 도시 모두 포스코의 제철공장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었고, 포스코의 제안에 따라 양쪽 시청이 우호교류 양해각서를 체결하게 됐다.
-포항시에도 포스코 제철공장이 있는데 광양시와 교류관계를 맺게 된 이유는?
▲포스코 쪽에서 (도시간)협력을 강조하면서 항상 광양시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광양시와 자매도시가 되길 바란다. 단순한 협력관계가 아니라 자매도시가 되어 문화와 예술 교류도 있었으면 한다. 왜냐하면, 크라카타우 스틸과 포스코의 합작은 1-2년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장기 사업이기 때문이다. 한편, 포스코가 연간 철강 생산량을 현재의 300만 톤에서 600만 톤으로까지 늘릴 계획이다. 어쩌면 1천만 톤까지 증가할 지도 모른다.
-지난 4년간 양 도시는 어떻게 교류해왔는가?
▲찔레곤 공무원 2명이 광양시에 가서 6개월간 인턴처럼 일하다가 왔다. 당연히 크라카타우-포스코 직원들도 포항에서 6개월 교육을 받은 후 광양을 견학했다. 나도 얼마 전 광양시가 주최한 심포지엄에 참석해 찔레곤시의 관광 자원과 투자 기회에 대해 발표했다.
-광양시 방문에서 가장 인상깊은 점은 무엇인가?
▲대단히 평온하고 현대적인 도시라는 인상을 받았다. 찔레곤시와는 달리 교통망이 잘 발달해 있었다. 또, 여수시도 함께 방문했는데 여수시와 광양시가 각각 석유화학산업과 철강제조업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찔레곤시는 이 두 산업의 공장들이 한 도시에 뒤섞여 있다. 그래서 찔레곤 시민들 건강에 문제가 있다. 뇌혈류장벽(Blood Brain Barrier)이 영향을 받는 탓이다. 우리도 가령 찔레곤시는 철강, 안예르(찔레곤에서 남쪽으로 떨어진 연안도시)는 석유화학으로 분리돼야 한다고 본다.
-찔레곤시가 광양시와의 우호교류 관계에서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제철이나 투자 분야뿐만이 아니라 광양시와 교육, 보건, 교통, 항만관리 등 모든 분야를 함께 개발하고 싶다. 지난 달 광양국제교류도시 심포지엄에서 광양시가 발표한 여성-어린이 보건 프로그램을 접하고 이 부문까지 교류가 확장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광양시를 찾은 이유 중 하나는 광양시의 현대적인 항만 개발과 관리 방법을 눈으로 보기 위해서였다.
-광양시와 우호교류 관계에 나섰던 찔레곤 시장이 지금 자리를 비우고 있는 이유는?
▲(찔레곤 입주) 철강·화학 기업들의 찔레곤 축구 클럽 지원 기업의사회적책임(CSR) 프로그램과 관련한 사건이다. 시장이 축구클럽을 만들고 싶어 했지만 예산이 너무 적었다. 포스코는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 실은 포스코에도 포항 포스코 선수 한두명을 부탁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건 없다.
이슬기 자유기고가
*투바구스 이맘 아리야디 찔레곤 시장은 부패척결위원회의 조사를 받으면서 에디 아리야디 부시장(사진)이 시장 직무 대행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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